세상의 아버지 & 어머니에게 드리는 글

사랑이별 · #14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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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니 · 2004-02-26 14:39:50 · 조회 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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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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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다섯
영하 10℃ 왕창 넘는 어느 겨울날 밤 산부인과 복도에서
15시간채 발을 동동구르며 자기자식의 탄생을 기다렸습니다.
하느님의 존재는 절대적으로 쌩~~~ 깟던 당신은
그날밤 하느님에게 기도를 했습니다.

서른 셋
자식이 소학교에 입학한 첫해 개근상을 탔습니다.
당신은 비단보로 잘 싸두고 장농 깊은 곳에 보관했습니다.
아직도 당신의 그 장농속에는 비단보에 쌓인
나의 첫 상장이 그대로 놓여져 있습니다.

마흔 둘
그날은 당신의 생일이었습니다.
자식은 당신을 위해 눈물에 담긴 편지를 방송국에 전했습니다.
그날 저녁 티비에서는 당신만을 위한 생일축하 노래가 울려퍼졌습니다.
그날 당신은 여느때보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흔 아홉
드뎌 자식이 당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중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통지서를 받은 후 당신은 온 동네를 맨발바람으로 달리며 자랑을 했습니다.
애지중지 기르던 소 한마리 넙적 쓰러 눕히고 축하파티를 열었습니다.
그날 당신에게 있어서 생애 최고의 날인가 싶었습니다.


쉰 다섯
자식이 첫 월급 타고 당신한테 신발을 선물했습니다.
3년전부터 신고 계시던 그 신발 인젠 더 깁을래야 깁을떼가 없습니다.
당신은 쓸데 없는데 돈을 판다고 자식을 한바탕 혼냈습니다.
자식이 잠든 후 신을 올리 신어보고 내리 신어보고 온밤을 샜습니다.

쉰 아홉
자식이이 장가 가는 날이었습니다.
선녀같은 며느리를 보며 당신의 얼굴에 웃음이 그칠줄 몰랐습니다.
자신이 장가갈때 모습을 떠올리며 자식에게 환한 웃음을 지어보입니다.
환한 웃음 뒤에 대견한 자기자식을 보며 옷깃으로 눈물이 그렁진 눈을 문지릅니다.

일생을 살아오면서 바라는것은 오직 하나 자식이 잘되기만을.
하지만, 이제는 희끗희끗한 머리로 남으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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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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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둘
금방 두 고개를 넘은 당신.
집에 막내인데도 불과하고 위에 두 언니들 남겨두고
집의 강력한 반대를 무릎쓴채 이씨댁에 시집을 왔습니다.
시집 온 첫날밤 달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스물 넷
시집온지 2년만에 첫 자식을 보게 되었습니다.
시집온지 2년만에 보게되는 시부모의 웃는 얼굴.
그제서야 당신은 시부모의 사랑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날도 침대에 누워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서른 둘
잘만 크던 자식이 불씨로 앓아 눕게 되었습니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채 자식을 없고
40리길을 하루에도 몇번씩 오르내리었습니다.
당신의 얼굴엔 언제나 눈물이 떠날줄 몰랐습니다.

마흔 다섯
어느덧 자식이 대학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자식을 보내 놓고 매일매일 더해가는 긴장한 마음에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동터오는 저녁이면
동구밖까지 나가 자식이 좋은 소식 전해오길 기다렸습니다.

쉰 셋
자식이 며느리 될 사람이라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당신은 얼굴에 뽀얗게 칠한 모습이 정말로 싫었지만
자식이 좋다길래 따라서 좋다고 말했습니다.
당신은 며느리 대접을 그 누구보다 잘 받고 싶었습니다.

예 순
일생에 한번밖에 없는 환갑날이었습니다.
자식 내외가 모처럼 차린 환갑상을 받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당신에게서 좀처럼 찾아볼수 없었던 웃음을 그날 끝내 보고야 말았습니다.
당신의 웃는 얼굴은 세상에서 제일 이뻣습니다.

예순 다섯
설이 되어 자식 내외 좋아하는 음식과 손주손녀 세배돈까지 준비했습니다.
자식이 일이 있어 못오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날도 당신은 적적한 마음을 달래며 홀로 또 1년의 마지막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튿날 동네사람들과 아들이 일 있어 일찍 돌아갔다고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습니다.

일생을 살아오면서 바라는것은 오직 하나 자식이 잘되기만을.
하지만, 이제는 희끗희끗한 머리로 남으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어머니》라 부릅니다.




추천하는데 3초도 안걸립니다............ -_-
들왔다가 보구 추천안하면 삐짐.............. -_-
좋은 하루 되세요.... 빠이빠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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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9)

새벽이슬남 · 2004-02-26 14:45:58
넘 오래 움직이지 않아서 탈선한 까닭에 추천이구 리플이구 이렇게 다시 들어와서 답니다.천하의 살인미소 사니님이 추천을 요구하면야 추천을 안 하면 안 되죠~
근데 진짜 사람의 일생을 짧으면서도 감실맛잇게 사람 맘을 울려주는 글입니다~
진짜 잘 보구 갑니다~
존 시간~
^-^
한사람을 위하여~♡ · 2004-02-26 15:06:15
너무 보통적인 사실을 쓴 이야기인것 같은데...우리 인생역시 이렇지 않을가 싶습니다...
잘 보구 갑니다..
사니 · 2004-02-26 16:06:53
새벽이슬남 : 꾸벅 감사합니다... ㅎㅎㅎㅎㅎ 천하의 살인미소...ㅋㅎㅎㅎ
한사람을 위해 : 니 지금 피시방에 있지... 내 안다.... 잘보고 잘 들어가세요... ㅎㅎ
딸링 · 2004-02-26 17:40:49
사니 님은 살인미소에다....
인제는 협박까지.......ㅜ.ㅜ
완전 깡패네......ㅎㅎㅎ 잘보구 갑니다.......
미팅 · 2004-02-26 19:32:54
언제나 사니님의 글 보구 재밌어서 웃구 또 감동먹구 그럼니다

평범하면서도 뭔가 가슴이 무거워지는 글이네요

잘보구 갑니다 ,,.....그럼 추천 한표..ㅋㅋ
사라이 · 2004-02-26 19:39:48
<어머니>가 환갑에서 제일 이쁘시게 웃으셨다면 <아버지>환갑은 어쨌을까?

궁금증…….풀어주시소….^6^
anpan · 2004-02-26 21:55:41
나두 추천한표....무서워서..ㅎㅎㅎ

좋은 글 잘 보구 감다...^^
작은바다 · 2004-02-26 23:23:08
저두 몹씨몹씨.....아버지환갑날 궁금하네요.날씨는 어떻구,몇사람들이 올까,난 또 어쨋을 까?.....그냥 허공에 던진 물음입니다.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당연히 추천한방 하구가져^^
phone · 2004-02-26 23:37:36
울 아버지는 올해 환갑인데 이 자식들이 하나두 자식노릇을 못해서 환갑안쉰단다..
내가 막 차려드린단데...부모임무를 완성못했다나...ㅠ.ㅠ

그런데 사니야, 너 어디가나 마지막에 추천잊지마쇼, 하니깐 정말 모두 추천을 잊지않고 한다?ㅋㅋ 나두 한수를 배웠다. 너 오늘 추천받은거 아마 합하면 이 조회수보다두 더 많을거야ㅋㅋ
내일두 좋은 하루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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