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사랑이별 · #357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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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ys · 2010-06-26 22:57:04 · 조회 1008
그 남자...

참 이상한 일입니다. 



난 잠깐 

화장실에 다녀왔을 뿐인데, 

그 사이에 그녀가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져 있습니다. 



깍쟁이 같은 그녀가 

바보가 된 것처럼 해죽해죽 웃더니 

생전 하지도 않던 말을 합니다. 



고맙다는 둥 사랑한다는 둥.. 



더 이상한 건 

그녀가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는 겁니다. 



원래 그녀는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간다고 

열시만 넘어도 

늦었다고 난리를 치곤 했거든요. 



택시를 타는 걸 워낙 무서워해서요. 

그렇다고 내가 데려다 준다면 

그것도 싫대요. 

택시비가 아깝다고 그러면서 말이죠. 



나야 뭐.. 

그녀가 이렇게 많이 웃고 

나랑 오래 있어 주고 

그래서 좋긴 한데, 

영문을 몰라서 좀 어리둥절해지네요. 



내가 없는 사이에 

누가 왔다 가기라도 한 건가? 





그 여자... 



그 사람이 화장실에 간 사이에 

탁자 위에 있는 지갑을 열어 봤어요. 



많이 낡았네.. 

이번 생일 땐 지갑 사 줘야겠다. 



지갑엔 돈도 별로 없더라구요. 

자기나 나나 서로 용돈이 뻔한데 

맨날 자기가 낸다고 고집 부리더니.. 



그리고 지갑 한쪽에 

꾸깃꾸깃한 메모지 한 장. 

거기엔 숫자들이 쓰여 있었어요. 

나 52 6542, 사 55 3994, 파 34 8632.. 



마지막에 적혀 있는 번호를 보니까 

그 숫자들이 뭔지를 알 수 있었어요. 

그건 바로 어제 내가 탄 

택시의 번호였거든요. 



밤에 택시 타는 거 무섭다고 

헤어질 때마다 징징거렸는데 

내가 출발하면 뒤에서 

이렇게 차 번호를 적고 있었구나... 



지갑을 제자리에 놓는데 

눈물도 나고, 행복한 웃음도 나고.. 



그래서 오늘은 좀더 같이 있다가, 

택시 타고 집에 가려구요... 



내 뒷모습까지 다 지켜주는 

든든한 사람이 있으니까 

아무 걱정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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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5)

바뵹 · 2010-06-27 01:09:50
요즘은 이런글 보므 너무 슬퍼짐다 .....
코코샤넬 · 2010-06-27 01:45:56
아름다운 사랑......

사랑할만한 남자...^^
콩나물 · 2010-06-27 22:50:23
와^ 감동... 여자로서 정말 행복한 사랑 받는거 같아요.
파아란풀잎 · 2010-06-27 23:37:49
남자로썬 참 본보기입니다.
전...이렇게 못했습니다.
좋은글 잘 봤습니다.
ㅊㅊ
0 · 2010-07-04 22:15:20
눈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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