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바라지 않기로 결심했다.

사랑이별 · #365180

← 사랑이별

빛과희망 · 2011-08-16 09:06:12 · 閲覧 1180
"마음이란 사용하는게 아냐.
마음이란 그냥 거기에 있는 것이지.
바람과도 같은거야.
당신은 그 움직임을 느끼는 것 만으로도 좋아."


==================



"마음이라는 것은 당신조차도 잘 이해할 수 없는 건가 보죠?"

"어떤 경우에는 그렇지" 하고 나는 말했다.

"그때 당시에는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시간이 훨씬 지나고 나서야 이해할 때도 있어.

그러면 대개의 경우는 이미 때가 너무 늦어버리지.
대체적으로 우리들은 자신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하고,

더더구나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를 채 먼저 행동을 하기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거야."

"마음이라는 것이 무척 불안하고 불완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고
그녀는 미소를 띠면서 말했다.


==================



특히 나는 온갖 사물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감정을 계속 잃어 온 것 같다.
나의 존재를 상징하는 코트 주머니에는 거역할 수 없는 숙명적인 구멍이 뚫려 있어서,
어떠한 바늘과 실로도 그것을 꿰맬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만약 누군가가 내 방의 창문을 열고 고개를 안으로 불쑥 들이밀고는
"너의 인생은 제로야!"라고 내게 소리쳤다 하더라도,
내게는 그것을 부정할 만한 근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하지만 만약 내가 다시 한번 살 수 있다고 해도,
역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인생을 더듬어대며 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것이 - 그 계속 잃어버리는 인생이 -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내게는 나자신이 되는 것 말고 또 다른 길이란 없다.
사람들이 아무리 나를 버리고, 내가 아무리 사람들을 버리고,
온갖 아름다운 감정과 뛰어난 자질과 꿈이 소멸되고 제한되어 간다 하더라도,
나는 나 자신 이외의 그 무엇도 될 수는 없다.

내가 좀더 젊었을 때는,
마치 내가 나 아닌 다른 존재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다시 말해 나는 카사블랑카에 바를 열고
잉그리드 버그만과 지인이 되는 일도 가능할지 모른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좀더 현실적으로 - 그것이 실제로 현실적인지 아닌지는 접어 두고 -
나의 자아에 어울리는 더 유익한 삶을
손에 넣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나를 변혁하기 위한 훈련까지도 했다.
<<녹색혁명>>도 읽었고, 심지어 <이지라이더> 같은 것은 세 번씩이나 보았다.
그러나 나는 매번 마치 키가 구부러진 보트처럼 똑같은 자리로 되돌아왔다.
그것은 또다시 나였다.
나는 아무데로도 가지 않았다.

나는 언제나 거기에 머물면서, 내가 되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절망이라 불러야 하는 것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래, 절망인지도 몰라.

투르게네프라면 환멸이라 부를지도 모르고,
도스토예프스키라면 지옥이라 부를지도 모른다.
서머셋 몸이라면 현실이라 부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가 그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그것은 결국 나 자신인 것이다.


==================



"당신은 너무 오랫동안 나이든 사람과 같이 있었던 거야.

천재적이고 압도적인 자질을 가진 사람하고 말이야.
그렇지만 세상엔 그런 사람만 있는게 아니거든.

모두들 평범하고, 손으로 어둠속을 더듬듯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지 나 처럼 말이야."


==================



사실 시계 바늘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철저하게 무의미한 일이었지만,
그것을 대신할 만한 뾰족한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인간 행동의 대부분은 자기가 앞으로도 계속 살아간다는 전제에서 비롯되는 것이어서,
그 전제를 없애 버리고 나면 뒤에는 거의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



나는 그저 바람처럼 그 아코디언 소리를 그녀에게 들려주면 되는 것이다.

나는 그 이상의 것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로 결심했다.

마치 새처럼 마음을 그 바람에 맡겨버리면 신경쓸 일이 없는 것이다.
나는 마음을 버릴 수는 없다, 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아무리 무겁고 때로는 어둡다고 할지라도,

어떤 때에는 새처럼 바람 속에서 춤을 추고 영원을 내다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작은 아코디언의 울림 속에조차 나는 내 마음을 잠입시킬 수 있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009-12-01_043609.jpg

※ 一部の添付(権限で読めなかったファイル等)は未移行の場合があります

사랑이별 · リスト (25,907 件)

題名投稿者日付閲覧コメント
남자라는 이름으로열혈남ㅇㅏ2011-08-27 00:328462
잃어가는 과정빛과희망2011-08-26 22:3411943
이해빛과희망2011-08-26 22:328951
9월17일 토요일 오후15:30-부터 오오쿠보에서 교류를 중심으로 餃子만들기 를 합니다.ナデシコ2011-08-23 17:249710
아무 소용 없다.빛과희망2011-08-22 11:2814060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빛과희망2011-08-22 11:2614475
你会遇到什么样的男子(限女生测试)BlueRose2011-08-20 02:5320658
오늘에 휴ㅠㅠㅠ찬란한인생2011-08-18 01:2413668
사랑이 뭐길래 ?동해해돋이2011-08-17 20:379161
슬프지 않을 것 같구나빛과희망2011-08-17 08:3910480
왜 잊고 있었을까.빛과희망2011-08-17 08:3810020
=★【신청접수중〆9/1(木)】제21차 복이네 싱글모임★=bagg2011-08-16 23:538660
▶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로 결심했다.빛과희망2011-08-16 09:0611800
한때 나의 전부였던 사람.빛과희망2011-08-16 09:0215370
느낌케로로2011-08-15 19:528573
인생쑈띠2011-08-15 16:569091
스님의 결혼 주례사마카오카지노2011-08-15 11:259643
사랑을 좀더 심각하게 느껴보셔...염소2011-08-14 16:36149633
포기안할겁니다.꽃천지2011-08-13 06:2416399
세상에 모든 사랑이 무사할 수 있나??빛과희망2011-08-12 08:5715760
만남의 힘빛과희망2011-08-12 08:5612620
용서 못해 ...영원히쿨한인생2011-08-12 00:0714311
信じるということ 역씨 퍼온글 ㅎㅎharu22011-08-11 22:348056
思いやり?또퍼왓슴다 ㅎㅎharu22011-08-11 22:328270
인연이란건 어떻게 만날수 잇는가??자알사알자2011-08-11 21:03133614
마음의 문총든남자2011-08-10 18:4010912
남편의 수명총든남자2011-08-10 18:38215610
가슴에 소중함 하나 묻어두고총든남자2011-08-10 18:2510970
마음의 빛총든남자2011-08-10 12:248491
당신에게 사랑이란?오마이갓2011-08-10 10:478163
← 前へ16 / 864次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