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먹어러 갔으면 도라지 삼촌이라도 배불리 먹었으면 그만 만족하고 돌아와야 하는게 마땅하지만, 사람 욕심이란게 어디 그렇습니까? 배 부르니깐 이젠 뭐 구경거리 없는가 두리번두리번 하는게 인간의 정상적인 심리가 아니겠습니까? 더구나 창밖에는 12급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고(이것도 나의 착각?..ㅋㅋ), 사회자 김화씨의 꽤꼬리를 은쟁반에 굴리는듯한 목소리가 자꾸 나의 발을 잡아당기는데... 어떻게 따뜻한 방에서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있는데 그걸 포기하고 무정하게 떠날수가 있단말입니까. 더구나 제일 마지막에 번호를 추첨해서 큰 상도 나누어준다고 했는데... 그래서 저는 재차 누가 내 번호를 훔쳐가지 않나 거듭 확인을 하면서 보기 편한 위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배가 부르고 나니 구경이 한결 재미있는게 아니고 뭐겠습니까.
금방 식사후라 격렬한 절목은 없고 우선은 시상식이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동경조선족여성회에 기여를 해 주신 단체들에게 감사패를 발급했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진달래 음식점, 쉼터 등이 있었던것 같았습니다. 한 여섯개 단체가 있었던 것 같았는데, 참으로 감사한 분들이었습니다. 비록 도라지 제공하는 단체가 없어서 참으로 아쉬웠지만 그대신 다른 맛좋은 우리 민족 음식들을 제가 여성회 모임에 참가해서 배터지게 먹을 수 있는 것도 이 단체들의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다. 뭐 더 말할게 있겠습니까. 이 배가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맛있게 먹어드리는 것 외에? 단체 수상식 후에는 개인에 대한 수상식이 이어졌습니다. 12차례 여성회 활동에 한번도 빠짐없이 참가했기에 개근상을 수여받았다는 김경화씨... 얼마나 한가했으면 그것도 12번이나 다 참가했을가... 무척 궁금합니다. 저는 도라지 제공하는 모임은 빠지지 않고 다 참가하다시피 한것 같은데... 도라지상은 없을가? 아쉬웠습니다. 편집 및 출판에 도움을 주신 문영화씨, 그리고 어린이 노래들을 교육해주는데 고생해준 김화씨, 좋은 학원의 장소를 제공해준 우현학원의 방정화 선생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동영상을 촬영하고 기록해주었다는 이수걸선생님... 미녀들을 훔쳐보느라고 몇몇 더 있었는데 기억하지를 못했습니다. 모두 축하드립니다.
진정으로 재미있는 것은 다음이었습니다. 수상식은 수상 받지 못하는 사람과 별로 상관이 없는 절목이라 별로 재미가 없었지만, 수상식후에 바로 이어진 게임은 정말로 취미만땅이었습니다. 첫 게임은 오야꼬 나와서 참가하는 게임인데, 부모와 자녀가 둘이서 한 치마를 입고 목표(걸상)까지 뛰어가서 돌아오는 게임이었는데, 각 팀 12명으로 묶어 게임을 시작하자 회의장은 완전 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박자를 잘 맞추어서 번개처럼 갔다오는 짝이 있는가하면, 무슨영문인지도 모른채 다짜고짜 치마를 덮어씌우고 달려가는 부모에게 질질 끌려 가면서 울음을 터뜨리는 자녀, 또는 빨랑빨랑 달려가는 자녀에게 끌려 허둥지둥 넘어질듯 따라가는 부모... 정말이지 게임하는 애들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면서 그렇게나 즐거워하는 관중들... 정말이지 이 세상 인심이 박해졌다는 말이 이해가 갔습니다. 그래서 로신은 말했었죠. 자신의 행복을 남의 고통에 세우지 말라고...
그리고 두번째 게임은 쟝껜이었습니다. 게임 사회를 맡은 방선생님이 말하기를 쟝껜 할 수 있는 어린이라면 다 참가할 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쟝껜을 할 줄 알면 석달 어린이도 괜찮고, 쟝껜 되지 않으면 13살 어린이도 다메라고, 그랬더니 동네방네 애들이 와르르... 무대 중간에... ㅋㅋㅋ 더구나 진사람이나 이긴 사람이나 다 상품이 있다고 하니깐 아우성을 치면서 달려드는게 아니겠습니다. 쟝껜은 연변학우회 회장 김길산씨가 앞에서 내면 어린이들이 동시에 내서 제일 마지막까지 줄곳 이긴 어린이가 최우승을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을 보면서 귀엽고 씩씩하고 활발하고 깜찍한 어린이들의 반응들을 보면서 관중들은 웃음을 그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시끌벅적 왁작왁작하는 가운데 게임이 끝나고 다음 절목으로 넘어갔습니다.
연변의 가수 김경자 선생님(대표작 "살구나무")의 구수한 타령에 이어 회장내에서는 춤판이 펼쳐졌습니다. 더구나 조선족 저고리를 입고 춤을 추니깐 얼마나 보기가 좋던지... 나도 도라지만 먹었더라면 나가서 덩실덩실 도라지춤을 출번 했는데... 오늘은 무꾸오가리를 먹어서 참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절목은 또 하나의 크라이막스, 최근에 일본 국제홍백노래자랑에 참가해서 최우수 장관상을 받았다는 어린이들 노래 "아리노 마마데" (번역하면 아마 ... "개미의 어머니 손", 최근 Disney의 인기동화 "겨울왕국 Frozen" 주제곡 : https://www.youtube.com/watch?v=moSFlvxnbgk )를 불렀습니다. 그러자 부모들이며 참가자들이 핸드폰카메라를 들고 어린이들의 앞에 물샐틈없이 막아섰다는... 정말이나 홀리우드의 영화배우가 영화수상식에 등장할 때 기자들이 막 달려가서 사진찍는 장면을 방불케 했습니다. 음.. 솔직히 말해서 어린이들의 표현이 멋있긴 했지만 저의 마음을 감동시키기까지는 조금 거리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기에는 우리집 아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생각을 바꾸어서, 정말로 우리집 딸래미가 이제 조금 더 커서 저 앞에 나서서 다른 애들과 함께 장단치고 노래하고 시를 읊고 한다면 저는 막 울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뒤에 이어진 어린이들의 북장단 표현, 그리고 시낭송을 보면서 감격해하는 부모들을 보았을 때 이해가 갔습니다. 그들의 모습이자 또한 이제 제가 앞으로 체험하게 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면서...
어린이들의 공연만 이어진것이 아니라, 그 중간에 또 사회자의 노래도 있었습니다. 소화씨와 김화씨의 2중창, 다정한 가족을 노래하는 노래 한곡와, 신나는 노래 한곡, 신나는 노래 불렀을 때는 또다시 사람들이 몰려 춤을 추었다는... 정말이지 노래가 없어 춤을 못추는 정말 도라지춤에 갈급한 사람들처럼...
재미있는 절목들은 하나에 하나를 이어서 줄지어 진행이 되어, 도저히 화장실 갔다 올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정말이지 도라지 먹을러 왔는데 이렇게나 많은 재미있는 절목들을 보게 될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런 절목이 있는 줄 알았더라면 정말이지 도라지가 없다고 해도 무작정 왔을것입니다.
여성회의 공연이 이어졌는데, 새까만 옷에 몸의 곡선이 알리는 정신 바딱 나는 까만 치마를 입고 무대에 척 나서는 젊은 여성회의 이사님들, 정말이지 눈앞이 반짝했습니다. 가장 잊을 수 없었던 것은, 바로 최영씨가 부른 "자기야" 이노래, 그냥 반주곡이 나오는 순간 나의 의식은 뿅 날아갔고, 최영씨가 입을 열어 첫마디를 부르는 순간 저는 그녀의 팬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흥이 났으면 온몸의 세포들이 내 말도 듣지 않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는... 정말이지, 이 노래 너무너무나 인상이 깊어서 그날 저녁 직접 노래 제목을 물어보고 집에 오자마자 Youtube를 뚜져서 이 노래를 찾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VtYEAIqT7c (오늘도 이 노래를 들으면서 이 후기를 쓰고 있다는..) 정말이지 그때까지 고요하던 사나이의 마음속에 불을 지펴 삶에 대한 열정과 사랑에 대한 기쁨에 불타게한 노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자기야"라는 노래가 너무 멋있다보니 그다음 절목이 뭐였던지 하나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흠... 여성회에서 뭔가 더 불렀던것 같은데...
그렇게 신나게 절목들을 보고 웃고 떠드는 사이에 다시 꽤꼬리가 은쟁반에서 굴러다니면서 오늘의 모든 절목이 끝났다고 알리는게 아니겠습니다.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그담에는 집체사진이 있고, 워낙 회장을 10시 30분까지만 사용가능했던것 같은데, 집체사진이 다 끝나고 나니깐 이미 시간이 넘어버려서, 마지막은 모두가 회장의 책걸상을 수습하고 남은 음식들을 수습하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바람에 친구들하고 인사도 못하고 나는 허둥지둥 달려가 쑤료딸이 없어 자그마한 쓰레기 딸을 주는 것을 받아서 도라지삼촌을 담았다는, 왜냐하면 집에 돌아갈 때 요런거라도 갔다 줘야 나중에 여성회 참가한다고 하면 집사람이 도라지 얻어먹을 생각으로 흥쾌히 보내줄 수 있으니깐 ㅋㅋㅋ 그런데 어제 치바옥타 송년회에서 방선생 말 들어보니깐, 그날 사람들이 쓰레기딸을 가지고 나머지 음식들을 다뽀우하는 바람에 마지막에 쓰레기 던질 때 담을게 없어서 고생했었다는... 푸하하.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다음에 여성회 도라지가 있는 모임에 참가하게 되면 내절로 쑤료딸을 한두개 들고 가야겠다고. 그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실컷 먹고 멋있는 절목도 구경하고 마지막에 반찬까지 다뽀우해가는 말마따나 꿩먹고 알먹고 둥지틀어 불때는 주제에 쑤료딸까지 공짜로 받아써서야 어디 되겠습니까.
이로서 동경 조선족여성회 송년회 참가후기를 마칩니다. 못 참가하신 분들은 글이라도 보면서 실컷 후회하시기 바랍니다. ^^
아, 그리고 비록 도라지 얻어먹기 위한 핑계였긴 했지만, 여성회 이사회의 방정화 선생님, 홀로서기님, 련정님, 졸업을 축하합니다. 솔직히 본인들은 일년간 수고끝에 멋있게 끝을 맺어서 속이 시원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근심이 태산같았습니다. 이때까지는 그래도 위챳그룹에서 자꾸 불러줘서 못이기는 척 하면서 참가했지만... 이제 2015년에는 누구랑 친해져서 나를 불러준단 말인가... 흠... 아니믄 전정선 회장님하고 좀 친해본다?...
휴~ 2015년도는 무슨 핑계로 도라지를 얻어먹어야 할지 정말 고민이 태산같습니다...
<전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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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4)
너무나 생동하고 재미잇는 글에 배꼽잡다가 갑니다.ㅎㅎ좋은글 감사합니다.
배도사님의 글은 항상 솔직함이 좋습니다.. 1월에 여성회의 신년회의 후기를 써주셨기때문에 우리도 부족한점,예를 들어 제시간에 시작하고, 연설도 짧게 짧게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더더욱 신경을 써서 주의했던거 같습니다... 항상 고마워요.... 너무도 생동하고 재미있게 써주셔서 웃따가 꾸레미 터질뻔했읍니다...
글 읽어보고 누군지 알아봤슴다 ㅎㅎ
그런데 내가 누군지 되게 궁금하겠지? ㅋㅋ
그런데 내가 누군지 되게 궁금하겠지? ㅋㅋ
방선생님, 련정님, 졸업 축하드립니다. 래년에도 도라지 모임 있을 때 잘 부탁드립니다. 제가 그냥 우연히 다른일로 그 부근을 지나는 것 처럼 하면서 살짝 들려 참가할테니깐요... ㅋㅋㅋ
송년회에서 아주 기분 좋은 것이 있었습니다. 문장속에서 쓰지 않았지만, 여기에서 보충하면, 1. 식사시간에 좋은 음악이 흘러나와 교류하는데 엄청 기분이 좋았다는 점 2. 어린이들의 게임시간에 벌칙이 없이 모두 상품을 주었다는 점. 아시다시피 대부분 사람들이 게임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벌칙이 꺼려서입니다 .모처럼 도라지 먹으러 갔다가 게임에서 져서 벌칙 당하고 망신할가봐...ㅋㅋㅋ 아니면 이런 심리는 저뿐인가요... ^^
대다나다님 말그대로 되게 궁금합니다. 다음에는 이 궁금증을 풀어야겠다는 이유로 도라지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ㅋㅋㅋ
송년회에서 아주 기분 좋은 것이 있었습니다. 문장속에서 쓰지 않았지만, 여기에서 보충하면, 1. 식사시간에 좋은 음악이 흘러나와 교류하는데 엄청 기분이 좋았다는 점 2. 어린이들의 게임시간에 벌칙이 없이 모두 상품을 주었다는 점. 아시다시피 대부분 사람들이 게임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벌칙이 꺼려서입니다 .모처럼 도라지 먹으러 갔다가 게임에서 져서 벌칙 당하고 망신할가봐...ㅋㅋㅋ 아니면 이런 심리는 저뿐인가요... ^^
대다나다님 말그대로 되게 궁금합니다. 다음에는 이 궁금증을 풀어야겠다는 이유로 도라지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