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조선족여성회 송년회 참가후기 (1) (순문자버젼)

가정육아 · #804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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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쨩 · 2014-12-15 21:57:41 · 조회 858
인생에는 세가지 어려운 선택이 있습니다.
1. 어머니와 안해가 동시에 물에 빠졌을 때 누구를 먼저 구할것인가?
2. 돈많은 사람과 결혼해야할가 잘생긴 사람과 결혼해야 할가?
3. 남자로서 도라지채 먹기위해 동경조선족여성회송년회에 참가해야할가 말아야할가?

집에서 떠나 회장에 도착하기까지 근 한시간동안 전차안에서 고민하였습니다. 참가할가 말가 참가할가 말가.... 가장 마음에 걸린것은 역시나 "여성회"라는 세글자...이 세글자가 이렇게까지 마음에 걸려보기는 첨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쪽으로는 2500엔에 배터지게 먹을수있는 순대랑 새콤달콤 도라지채... 아... 하느님 맙소사 어이하여 나에게 이렇게 큰 시련을 주시옵니까?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한단말입니까?  

마지막 지푸라기 한오리가 낙타를 깔려죽이는 결정적임 힘이 될수 있고, 하나의 자그마한 이유가 깊은 고민에 빠진 사람에게는 최후의 결단을 내리게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챳 그룹에서 방선생이 남긴 말이 생각났습니다. "우리 셋이 이번에 졸업함다." 그렇지, 나는 지금 도라지 먹기위해 가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일년간 여성회에서 수고하고 임기를 마치는 여성회 이사 친구들에게 감사와 축복을 전하기 위해 참가하는 것이다! 친구들의 마지막 작품을 축하하기 위해 모임에 참가하는데 그게 남자로서 미녀들로 바글바글한 여성회송년회에 참가하는것이라고 한들 뭐가 적절하지 못하단 말인가!  이 이유가 얼마나 힘이 막강했는지 생각하는 순간 당당해져 발걸음마저 씩씩해졌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쓸데없는 일에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며 정력을 허비합니다. 저 역시 이 점을 다키노가와회관 5층 홀에 들어가는순간 깨닫게 되었던것입니다. 크다란 회장에 긴 테이블이 놓여있고 회장내에는 참가자들로 가득했는데 그중 얼핏 갸늠해봐도 남자들이 20명은 넘게 참가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많은 남자들이 나처럼  도라지 먹기위해여성회의 송년회에 참가했을줄은 정말 생각밖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때까지 나의 고민은 무슨 의미가 있었단말인가...

후에 여성회에서 발표한데 의하면 그날 참가인수는 200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가장 인상이 깊고 기분이 좋았던것은, 회의장에 들어서는 순간 전통한복을 입은 선녀들이 눈앞에서 사뿐사뿐 날아다녔고, 갱끼잇빠이한 애들이 봄날을 맞이한 노루처럼 마구 뛰돌아다니며 놀고 있었다는... 그리고 이 장면은 기억속의 바다건너 고향에 한복과 전통요리 그리고 그기에 묶어진 가족과 친구들과에 관련된 아름답고 포근한 기억세포들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사진으로 들어갑니다.
<사진>  푸짐하게 차려진 송년회 잔치상, 새콤달콤 도라지랑, 순대가 너무나 유혹적입니다.
<사진> 한복을 입고 열심히 서두는 여성회 맴버들  그리고 활발한 어린이들 
  
저녁 여섯시반이 조금 넘어 푸짐한 전통료리들을 눈앞에두고 군침을 삼키고있는 관중들(이니면 나만 구침 흘리고 있었을가 ㅋㅋㅋ)을 앉혀놓고 사회자 김화씨의 마음에 꽃이 피게하는 아름다운 시랑송에 이어서 전정선 여성회 회장님의 긴 연설과(길게 느껴졌던것도 혹시 나만의 착각?) 함께 여성회송년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소개에 따르면 오늘의 음식은 여러 조선족단체에서 후원해주었다고 합니다. 기억나는거로는 대성식품, 진달래, 쉼터물산, 미미정.... 등등. 먹는자의 입장에서는 어느채를 누가 제공했는지 알길이 없지만 유일하게 보답할수 있는것이라면 바로 배터지게 맛있게 먹어주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몰래몰래 허리띠를 살짝 풀었습니다. 맛있는 채를 제공해준 여성회와 후원자들에게 이 한목숨 바쳐 배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보답해 드리기 위해서...

접시와 젇거락을 준비하고 술을 따르고 나서 가슴에 빨간꽃을 단(여러명의 귀빈이 참가했는데 모두 가슴에 빨간꽃을 달고 있었습니다. 학교때 모범학생이 되면 달아주었던 꽃처럼. 재미있었던 것은 귀빈들이 모두 남자였다는... 나만 도라지 먹기 위해 나름 정당한 이유를 대고 참가한줄 알았는데 이분들은 더 당당한 이유를 대고 참가했다는 ... ) 치바옥타 조송천회장의 여성회의 무슨무슨뭇엇을 위하여 라는 구호와함께 드지어 가장 신나는 식사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핸드폰으로 글 타자하는게 너무 힘들어 또 사진 들어갑니다.

<사진> 축사와 함께 건배 
  
도라지 먹으러 간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도라지만 먹고 돌아올 바보는 없습니다. 도라지만 먹어주면 그럼 순대랑 김치랑 물고기튀김이랑 뉴티졀(소힘줄)이랑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그리고 송편은 또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또 닭곰은...찰떡은...쯔란쐐괄은? 그래서 우리민족의 음식들을 골고루 사랑하는 마음에서 하나하나 다 먹어주다나니 어느새 배가 부르다는... 정말이지 평시에는 자기배가 큰 줄 알았는데 정작 우리민족 료리를 먹을 때가 되니 자기배가 작은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창 대화를 나누며 도라자를 입에넣고 지긋이 눈을 감고 그 맛을 음미하고 있는데, 치바옥타의 박영호 동생이 와서 술을 권하며 한마디 왈: 형님, 무우말랭이 맛있지요? 그리고 어리둥절해진 나: 무우말랭이? 아니 난 도라지밖에 못 먹었는데... 허걱 갑자기 속이 섬뜩해졌습니다. 아니, 그럼 내가 도리지채인줄 알고 먹은게 그럼... 그럼... 정녕 무꾸오가리무침이었단 말인가?? 아니 이럴수가!!! 이때 밥상에서 무우오가리무침의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이 나그네 제 정마 슬거머이 잘 웃기우 양. 나두 도라지랑 한집식기란데, 난 도라지 삼촌 무꾸오가리입꾸마. 허허허" 그러자 재미있어죽겠다고 옆에거 보고있던 송편이 입을 헤벌죽 벌리고 웃고있었고, 순대는 너무 웃다 옆구리가 터져 밥알이 막 흘러나오는게 아니겠습니까... 아이구 이런 망신을....

<사진> 내사랑 도라지 ...... 의 삼촌 - 무꾸오가리
<사진> 송편
<사진> 순대
  
그렇게 맛있게 먹으며 건배하며 이야기 나누면서 얼마나 지났을가, 사회자로부터 상을 한쪽으로 치워놓고 다음 절차로 넘어가자는 아나운서와함께 식사시간은 한단락 마치게 되었습니다. 

<길어져서 다음편에 계속>
* 사진은 사이즈가 제한되어 있어서 나래만에 설쉴 때 시간내어 작게 축소시켜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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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2)

우현교육학원 · 2014-12-19 09:14:18
어마니.... 우리 배도사님이 무우말랭이를 도라지로 착각하시다니....ㅋㅋㅋ 넘 웃겼음다... 나두 순대처럼 옆꾸리터질뻔했음다...ㅎㅎ 그날 와주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름다... 우리 졸업식에 참가해주신 배도사님 짱!! 다음기 빨리 빨리 써주쇼.... 난 그 장소에있었어두 배도사님 후기 읽는게 더 재밋있음다... 기대! 기대!
도라지사랑 · 2014-12-26 00:29:59
방선생님,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날의 체험들을 이렇게 문장으로 남겨 함께 공유할수 있다는게 더없이 기쁩니다. 코멘트속에서 즐거움을 얻고 오히려 제가 더 감사드리고 싶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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