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알지만, 누구나 알지는 못하는 '태극기 수거함'

자유토크 · #2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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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원모 · 2018-06-25 02:06:22 · 조회 414


집안 화장실에서 슬쩍 태워라.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라. 잘게 잘라서 버리면 괜찮다….

훼손된 태극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답변들이다.

천차만별인 데다가 완벽히 옳은 것도 아니어서 보는 이만 더욱 혼란스럽다.

화장실에서 슬쩍 태우라는 답변은 ‘국기가 훼손된 때에는 지체 없이 소각해서 폐기해야 한다’는 국기법에 준한 것으로 추정되나, 장소가 문제다.

오죽하면 질문글을 올린 사람조차 집안 화장실에서 태극기를 소각하다가 불이라도 나면 어쩌느냐고 되물을 정도다.

주민센터 등에 설치된 태극기 수거함(수거함)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많지 않았다.

국무총리훈령 제538호 제16조(국기수거함의 설치·운영)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민원실, 주민센터 등에 수거함을 설치·운영하도록 지정하고 있다.

오염되거나 훼손된 태극기를 지역 주민들이 쉽게 폐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해당 조항은 수거함이 국기의 품격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제작·관리하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 설치된 태극기 수거함.



5일 오후 세계일보가 서울 시내를 돌며 지하철과 버스 정류장 등에서 만난 시민 30여명에게 수거함의 존재를 아는지 물어본 결과, 안다고 답한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10명 중 1명꼴이다.

다만, 이들도 태극기를 폐기했거나 수거함에 대해 들어본 덕분이라며 관련 경험이 없다면 수거함 존재를 모를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수거함을 잘 모르기는 일부 공무원도 마찬가지였다.

주민센터에 수거함을 설치토록 했지만, 태극기 소각을 하고 싶다며 적절한 방법이 있는지 문의하는 과정에서 A주민센터 관계자는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리시면 된다”고 앞뒤가 맞지 않는 답변을 내놓았다.

관계자는 잠시 후, 다시 전화를 걸어 “주민센터에 가져오시면 처리해드린다”며 적절한 과정을 몰랐던 사실을 인정했다.

다행히 대다수 주민센터 관계자들은 수거함의 존재를 밝히면서 “태극기 소각을 원하면 가져오시라”고 알려줬다.

다만, 수거함이 국기의 품격을 떨어뜨리지 않게 관리되어야 한다고 훈령이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B주민센터는 수거함 위치를 묻는 말에 “창고에 보관 중”이라고 답해 씁쓸함을 자아내게 했다.

수거함이 설치됐다고 한 C주민센터에서는 막상 뚜껑을 여니 시민들이 넣고 간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가 발견돼 함께 서 있던 관계자를 민망하게 했다.

관계자는 서둘러 태극기 문양이 새겨진 종이를 비롯해 몇 가지 물품을 집었다.

태극기 소각 과정을 D구청에 물어보자 “수거함에서 걷어온 태극기를 관련 과에서 모두 소각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막상 해당 과에서는 “매번 우리가 태극기를 소각하지 않는다”고 답하는 등 같은 구청 내에서조차 말이 엇갈려 명확하고 깔끔한 답변을 듣기는 어려웠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22&aid=0003279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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