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와 오유 이야기

축구게시판 · #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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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ekflathsus · 2015-11-05 18:10:12 · 閲覧 2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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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면 당사자인 와이프는 싫어하지만, 와이프는 나보다 어림에도 불구하고 신식 문물이나 유행에 약간 뒤처지는 편이다. 스마트 폰도 올해 처음 사용해봤고, 인터넷 커뮤니티도 순전히 삼삼이 육아 정보와 지역 맘들과의 중고 거래와 유아용품 나눔을 위해 자랑스러운 중랑맘까페 한 곳에서만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물론 포털사이트의 뉴스나 얼마 전부터 웹툰이라는 것을 보기 시작했지만, 그 외에 커뮤니티 활동이나 눈팅 등은 일절 하지 않는 편이다. 예전에 오유에도 쓴 적이 있는데, 와이프에게 "여시, 여성시대라고 알아?" 라고 물었을 때 와이프는 "아.. 그거 양희은 아줌마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이라고 답변한 적이 있었다. 그 대화 내용이 있는 게시물이 하필이면 더블 베스트, 더블 베오베에 가면서 처제는 물론 와이프 친구들까지 어쩌다가 그 글을 접하게 되고 "이거 너희 집 이야기 아니야?" 라면서 오유에서 그동안 나의 행적이 그녀에게 발각되었고, 그날 밤 "니가 그렇게 맷집이 좋다며~" 라며 처절한 응징을 당했다. 물론 삼삼이는 맞고 있는 아빠를 보고 깔깔거리며 엄마와 같이 뽀로로 나팔로 내 옆구리를 같이 찔렀다. 오유를 하면서 한 번도 바보 운영자님을 원망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바보 운영자님도 부인분에게 맞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며 그분을 원망하고 저주했다. 하필이면 왜 두 번.... 와이프가 그 후로 오유를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지만 오유를 하지는 않았다. 가끔 처제나 그녀의 친구들이 "야 너희 신랑이 너 또 디스한다." 이러면 눈팅으로 한 번 스윽 훑어본 뒤 "뭐.. 없는 말 한 것도 아닌데.." 하면서 쿨하게 넘어간다. 하긴 내가 주기적으로 맞고 사는 건 사실이지만 하하핫. 얼마 전 장모님 이야기를 썼는데 와이프도 그 글을 읽었는지, 아니면 처제에게 들었는지 "오빠 오유에 우리 엄마 이야기 글 쓴 적 있어?" 라고 물었다. "응. 읽어 봤어?" "아니. 내가 오빠 글 읽으면 오빠가 부끄러워 할까 봐 안 읽었어." (나는 내가 쓴 글을 와이프가 읽는 것을 매우 부끄러워한다.) "그런데 어떻게.. 아 처제가 이야기했나?" "응. 그런데 우리 아빠에 대한 글 쓴 적은 없지?" 라고 물었다. 차마 장인어른과 분뇨의 드라이브를 한 이야기를 썼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와이프에게 화제를 돌려.. "내가 오유에 너를 괴력의 폭력적 와이프라고 묘사한 거 알지? 그래도 괜찮아?" 라고 물었다. "뭐.. 어느 정도는 맞는 거 같고, 그리고 오빠가 그렇게 쓴다고 해도 사람들이 곧이곧대로 믿겠어. 설마?" '이 여자와 결혼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긍정적인 사고방식인데, 심하게 긍정적이구나.' 라는 생각과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아니 정당화되어서는 안 되는 존경하는 남편이자 아버지, 그리고 가장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 앞으로 내 이야기 쓴다면 현모양처의 모습이나 독서가 취미인 나의 지적인 모습도 가끔 써주길 바래. 호호홋.." "내가 그렇게 쓴다고 해도 사람들이 곧이곧대로 믿겠어. 설마?" 와이프는 얼마 전 삼삼이에게 직접 빵을 구워 주겠다며 홈 베이킹 책과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을 샀다. 요리책임에도 불구하고 두꺼운 양장으로 제작된 베이커리 책의 첫 용도는 삼삼이를 위한 수제 빵이 아닌 나의 뒤통수 가격이었고, 와이프의 압도적인 힘에 쓰러지는 가냘픈 나에 대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꼈다. 역시 양장으로 맞으면 아프다. 다음에 때릴거면 무선으로 때려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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