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에게 축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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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프리 · 2009-11-19 03:39:35 · 閲覧 1628

중국동포에게
축구란?

 

 
 

  중국동포에게 축구란? '화합 이루는 가장 큰 무기'
경기를 뛰는 것은 선수들이고 그들이 움직이는 것에 따라 팀의 승패가 좌우된다. 그리고 승리라는 결과가 나오면 모든 환호는 선수들에게 향한다. 하지만 패할 경우 비난의 화살은 고스란히 감독에게 꽂힌다. 그래서 감독이라는 위치에 있는 이들은 언제나 팀 승리만을 생각한다. 어쩌면 그라운드에서 가장 외로운 이는 감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 승패보다 화합을 더 중요시 여기는 지도자가 있다. 승패를 우선하면서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구를 원하는 그는 축구를 통해 홀로 생활하는 모국 대한민국에서 힘을 얻길 바라고 있다. 지금부터 우리가 만날 한마음 축구단의 전형준(34)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전형준 감독은 직업 축구인은 아니다. 그에게는 감독들에게 필수인 지도자 자격증도 없다. 그가 축구와 관련한 일을 한 것은 오랫동안 삶의 터전이라 생각해온 중국 연변의 한 중학체육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회원수 130명의 대규모를 자랑하는 한마음 축구단은 그를 대표팀 감독 못지않게 훌륭한 감독으로 받든다. 축구단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한마음협회 이림빈 회장은 “우리 축구단이 다른 동포 축구단보다 나은 것은 전문적인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힌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축구라는 운동을 통해 부족했던 단체의식을 고취시키고 부정적인 시선을 받았던 중국동포들의 삶을 바꾸는 데 앞장서는 전형준 감독. 그에게 축구는 운동 그 이상인 중국동포사회를 하나로 결속시키는 화합의 무기였다.
 

 
- 한국에는 어떤 계기로 오게 된 것인가?
난 연변 출신이다. 올해로 한국에서 생활한지 8년이 됐다. 2001년에 사업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후에 어머니께서 한국에 들어오신 뒤 한국 국적을 취득하시면서 계속 생활하게 됐다. 그 뒤 나도 한국국적을 취득했다. 현재는 강남 쪽에서 일을 하고 있다.
난 한국에 기반과 가족이 있어 한국 국적을 비교적 수월하게 취득했다. 하지만 중국동포들의 국적 취득은 쉽지 않다. 특히 남성은 불법 입국 등으로 인해 어렵다.
- 한마음 축구단 활동은 언제 시작했는가?
축구단 활동은 올해로 2년째다. 처음에는 동포들과 공을 찰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서 꾸준히 활동할 때마다 참석했다. 사실 나를 비롯해서 대부분 회원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을 한다. 일요일이 유일한 쉬는 날이다. 하지만 술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힘들어도 운동을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풀려고 한다.
동포들이 이런 모임이 없을 때는 술 마시고 싸우고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였다. 그러나 축구를 통해서 서로 얼굴을 익혔고 동포끼리 화합을 도모하게 됐다. 중국동포들이 단체의식이 부족하다는 말도 들었는데 정기적인 활동을 통해 그런 점도 많이 나아졌다.
- 한마음 축구단은 어느 지역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는가?
크게 연변과 흑룡강 출신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그 외 지역에서도 온 동포들도 많다.
- 현재 축구단 감독을 맡고 있다. 중국에서 지도한 경험이 있는가?
중국에 있을 때 코치 생활을 좀 했다. 프로팀은 아니었고 중학 체육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교사 생활을 한 점이 지금 축구단에서 감독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축구단의 운영 쪽을 맡았다. 그런데 활동을 많이 하면서 나를 감독으로 추천하면서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 축구를 전문적으로 배운 분들이 아니다 보니 지도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을텐데?
난 실력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 축구가 좋아 나오는 사람들이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함께 어울려 뛸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둔다. 화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서로 이해심이 부족했다.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못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잘하는 사람들이 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더라. 실수하거나 헛발질을 하면 안 좋은 말을 심하게 한다. 그런 점을 고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 다행히 지금은 고쳐졌다. (웃음)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면서 나아졌다. 이제는 모두가 형이고 동생이다. 한 가족이다. (웃음)
- 한마음 축구단은 동포 축구단 중에서 실력이 출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차례 우승한 경력도 있던데?
우리 팀에는 연변 축구팀에서 선수로 뛰었던 이들도 있다. 그러나 경기를 할 때 이들 한두명에의존하지 않고 매주 시간 날 때마다 발을 맞추며 함께 땀을 흘린 것이 다른 팀보다 더 강해진 비결인 것 같다.
이와 함께 우리 팀은 다른 팀에 비해 축구단 운영진도 탄탄하다. 감독, 코치를 비롯해 트레이너, 축구단 운영팀 등 세분화해서 축구단을 꾸리고 있다. 이러한 탄탄한 운영진은 웬만한 조기축구회보다 구성이 잘되어 있다고 본다. 이런 운영진도 마음이 꾸준하지 못하다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서로 한마음이 돼 이끌면 따라주는 모습이 좋다. 그런 것이 성적으로도 이어진 모습이다.
그리고 정신을 잡아준다고 할까? 경기 전날에는 내가 선수들에게 연락해 술을 자제할 것을 주문한다. 아무래도 과음은 경기에 지장을 줄 테니까.
- 팀을 지도하면서 보람됐던 일이 있다면?
아무래도 우승했을 때다. (웃음) 얼마 전 한 대회에서는 예선에서 졌던 팀과 결승에서 다시 맞붙었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이었는데 우리가 승리했다. 당시 골키퍼 보던 친구가 승부차기를 두 개나 막으면서 승리했다. 사실 그 친구는 공격수였는데 실력이 좋아 골키퍼를 맡겼다. 그 친구가 감독의 지시에 불만을 보이지 않고 잘 따라줘 너무 고마웠다.
하지만 한 번 운동할 때 많은 숫자가 나오다 보니 정작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도 발생한다. 방금 말했듯이 여럿이 함께 어울려 뛰는 것을 목적으로 삼지만 경기 결과도 무시 못한다. 한 번은 3골 차로 앞서고 있어서 실력이 다소 처지는 선수를 뛰게 했는데 팀이 약해졌는지 순식간에 1골 차로 쫓겼다. 그렇다고 다시 교체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럴 때가 참 감독으로 힘들다. 그래도 선수들이 내 방침을 잘 이해해준다.
- 팀을 이끌면서 여러 어려운 점도 겪을 텐데?
역시 돈이다. 보통 한 달 경비로 운동장 대여비 등으로 5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50만 원이라는 금액이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는 금액이다. 내국인(주:중국동포는 한국인을 내국인이라 부른다) 축구단은 충분히 모을 수 있는 금액이겠지만 우리에게는 너무 큰 돈이다. 현재 축구단 회원 숫자가 130명 정도고 한 달 회비로 1만원씩 걷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걷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 육체적이고 힘든 노동을 하는 이들이기에 1만원도 큰 부담이 된다. 그래서 충분한 축구단 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요즘 날이 추워져서 따뜻한 옷을 단체로 맞춰 입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도 마음뿐이다. 결국 돈 문제에서 걸리고 만다. 마음이 아프다.
내국인들이 참가할 수 있는 축구대회에 우리는 나가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대회에 나가려면 일정한 지역에 거주하거나 인원이 고정되어야 한다. 우리는 사정상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오가거나 여러 지방을 다니는 등 인원 파악이 잘 안된다. 그래서 출전을 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 힘든 상황 속에서도 축구를 꾸준히 즐기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쉽게 모일 수 있고 공 하나와 운동장만 있으면 모두 즐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운동을 하는 법도 쉽고 서로 몸을 부딪히면서 알아가고 친목을 도모하기도 쉽다.
이렇게 축구를 즐기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서로 힘든 점도 많이 얘기를 나눈다. 그리고 꾸준히 운동을 하게 되니 몸이 규칙적이고 좋아지는 것도 느껴진다. 그런 효과를 다들 알기에 즐기게 되나 보다.
- 중국동포를 바라보는 내국인의 인식이 좋지 않다. 축구를 통해 이런 점이 바뀌었는가?
내국인들이 중국동포의 행동이 거칠다고 생각하고 좋게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아무래도 생활의 차이가 있어서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 그것을 바꾸기 위해 중국동포들이 모여서 여러 활동을 했다. 축구단도 그 중 하나다.
축구단 교류를 통해 서로 안 좋았던 것들을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내국인들도 동포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기존의 생각들을 많이 바꾸었다. 지금은 지금은 내국인들과 친하고 자주 교류를 한다. 달라지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
- 연변 출신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에 한국을 찾는 연변 축구팀에 대해 잘 알겠다.
그렇다. 그 팀은 우리에게는 자존심이다. 소수민족 프로축구팀 중 유일한 팀이다. 특히 최은택 감독님이 계셨을 때가 재미있었다. 그 때가 최고로 좋았었다. 그 뒤로는 부진했으니까. 최은택 감독님이 오신 뒤 팀이 달라졌고 너무 많은 변화를 주셨다. 항상 자랑스러웠다. 정말 그 분은 큰 인물이셨다.
- 연변 축구팀과 제주 유나이티드, 어느 쪽을 응원할 생각인가?
난 연변 출신이다. 당연히 연변 응원해야지 않겠는가. 내국인들이 기분이 상할 수도 있지만 연변팀이 좋은 결과 내도록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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